채란 퇴고실

가을 눈동자

미송 2024. 4. 6. 00:06


너의 목소리를 듣는 일은 동공 속 일렁이는 빛줄기를 보는 일

기시감 깃든 별 하나 바구니에 담는 일

차분한 빗줄기 음절에 젖어든다

낯설기만한 세상이 비로소 낯설지 않게 된 건
너의 무한한 은유 덕분
축귀의 문장조차 명랑해진 건
너의 노래 속 정한 빛깔 나무 덕분

눈물 속에서 태어난 붓다가 히말라야를 들락이는 시각 타인이 된 모든 나를 핥는다

초록 눈동자 측백나무에 걸려있고
오늘도 누군가는 집을 찾아 헤매인다.  

20151214-2024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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