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작가들

한강

미송 2009. 8. 21. 10:54

소설가 한강(韓江.1970.11.27∼  )

 

 

 

 

 

   여류소설가. 전남 광주 출생. 풍문여자고등학교를 거쳐 1993년 연세대 국문과 졸업. 1993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의 시 4편이 당선되고,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96년 단편소설 <철길을 흐르는 강> <흰 꽃>을 발표하고 제주도로 내려가 소설쓰기에 주력하였다. 1997년 장편소설 <검은 사슴>을 발표하고, 1998년에는 문예진흥원이 지원하는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국제창작프로그램에 3개월 동안 참가하였다. 1999년 중편소설 <해질녘에 개들을 어떤 기분일까> <아기 부처>, 시 <천국의 계단> 등을 발표하였다.

   한때 샘터사와 출판저널에서 직장생활을 하기도 하였으며, 1998년 아이오와대학 주최 국제창작프로그램에 초청문인으로 참가. 소설가 한승원의 딸.

   1995년 한국일보가 뽑은 우수소설가상. 1999년 중편소설 <아기 부처>로 제25회 한국소설문학상, 2000년 제5회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05년에는 몽고반점으로 제29회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작품세계】

   아무나 "살아 있으라, 누구든 살아 있으라"(기형도)라고 말할 수는 없다. 오직 죽음과 치열하게 대면하는 자만이 그렇게 말할 수 있다. 한강의 소설 세계를 압도하는 내용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된다. 그녀는 늘상 죽음을 직시함으로써 이의 반대편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스스로의 죽음을 먼 미래의 일로 치부하여 일상의 안정을 꾀하지만, 한강은 그 일상의 의미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죽음과 맞대면시키는 것이다.

   단편집 <여수의 사랑>에 실린 대부분의 소설들과 장편소설 <검은 사슴>의 내용이 자신의 분신들, 예컨대 동생('야간 열차', '저녁빛', <검은 사슴> 등)이나 친구('여수의 사랑' 등)를 찾아 떠나는 구조를 띠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찾아 나서는 존재는 삶을 환기시키듯 건강하고, 활기차고, 다재다능하다. 반면, 그들이 찾아 나서는 존재는 음습하고 어둡다. 이는 한강이 삶과 죽음을 동시에 뭉뚱그려 파악하고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여수는 지명 여수(麗水)이면서 동시에 여수(旅愁)이자 여수(女囚)이다.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자 그 여행 속에 갇힌 수인의 상징이 바로 지명 여수이기 때문이다.

   <내 여자의 열매>의 세계 역시 이전 작품들과 그렇게 다를 바는 없다. "무엇이 나를 그토록 괴롭혀서, 무엇으로부터 달아나겠다고 나는 지구의 반대편까지 가려고 했을까요, 병신처럼. 왜 훌훌 떠나 이 지긋지긋한 피를 갈지 못했을까요"('내 여자의 열매')라고 묻는 한강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지긋지긋한 운명을 극복하는 방식이 식물성의 세계로 넘어가는 장면은 기억해 둘만 하다. 김영하의 속도나 백민석의 폭력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기돈/문학평론가)


   한국 문학사상 ‘가장 큰’ 이름을 가진 작가.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을 내놓았을 때부터, `치밀하고 빈틈없는 세부, 비약이나 단절이 없는 긴밀한 서사구성, 풍부한 상징과 삽화들 같은 미덕으로 한 젊은 마이스터의 탄생을 예감케 한다`는 파격적인 찬사를 받았다.

   고등학교 때 임철우의 글을 읽으면서 소설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구나 라고 생각했던 것이 그의 운명을 결정지웠다. 대학에 진학해서는 학교에 갔다 오는 도중에 차에서 많은 시를 읽었고,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문학과 사회」를 통해 등단했다.

   한강의 소설은 신세대 소설가답지 않게, 세상을 다 살아버린 자의 좌절과 비애의 분위기를 짙게 풍긴다. 그의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결손 가정이나 비참한 죽음을 과거사로 안고 있거나, 발작이나 허무한 복수의 장면을 연출하거나, 정처 없이 떠도는 인생으로 살아간다. 이러한 비탄한 삶을 통해 실존의 문제에 천착하며 서정적 방식으로 이를 풀어 나간다.

   그늘진 정서의 소설을 즐겨 쓰는 데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그늘진 풍경을 보면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한다. 자신의 소설을 읽고 너무 슬펐다는 독자를 만났을 때가 가장 기쁘다고도 했다.

   작업 중에는 새벽 3, 4시에 일어나 오전까지 글을 쓰고, 작업이 잘 되지 않으면 줄곧 살아온 수유리 일대를 산책한다. 마지막 탈고를 끝낼 때까지 줄곧 긴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작품이 완성되면 그만큼 해방감도 크다. <검은 사슴>을 내고 나서는 너무 좋아서 방안을 왔다갔다 하다가 스테플러에 찔려서 제법 피가 나기도 했다.

   지출은 많지 않지만 그 중 상당 부분이 책값이다. 교보 같은 대형서점을 들르거나 단골인 동네 책방도 자주 찾는다. 아홉 평 남짓한 책방의 주인은 그에게 `무기한 무한정' 책을 빌려줄 정도로 친밀한 사이라고 한다.

   [샘이 깊은 물] [출판저널] [샘터]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1995년 7월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을 펴낸 후, ‘사놓기만 하고 못 읽었던 책도 읽고 여러 곳을 여행하고 싶어서’ 직장을 그만 두었다. 전남 장성으로 귀거래한 소설가 한승원의 고명딸이며, 오빠 한동림(본명 한국인)도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소설가. 결국 소설가 집안인 셈이다.

 

【경력】

1993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 당선

1993년  연세대학교 국문과졸업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어 등단

1995년  [한국일보]가 뽑은 우수 소설가

1995년  <여수의 사랑> 출간

1998년  아이오와 대학 주최 국제창작 프로그램에 참가

 

【작품】<붉은 닻>(1994) <어둠의 사육제>(1995) <저녁빛>(1995) <여수의 사랑>(1995) <검은 사슴>(장편.1998) <그대의 차가운 손>(2002.문학과지성사) <내 이름은 태양꽃>(2002) <내 여자의 열매>(2000.창비) <그대의 차가운 손>(2002)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2003.열림원) <붉은 꽃 이야기>(2003.열림원)

【소설집】<여수의 사랑>(1999) <내 여자의 열매>(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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