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소요월야(蕭寥月夜)> 소요월야(蕭寥月夜) / 황진이(黃眞伊) 簫寥月夜思何事 소슬한 달밤에 그대 무슨 생각하시오는지 소요월야사하사 寢宵轉轉夢似樣 뒤채는 잠자리는 꿈인 듯 생시인 듯 침소전전몽사양 問君有時錄妾言 님이시여, 제가 드린 말씀도 기억하시는지 문군유시녹망언 此世緣分果信良 이승에서 .. 운문과 산문 2009.09.15
고정희<관계> 관계 / 고정희 싸리꽃 빛깔의 무당기 도지면 여자는 토문강처럼 부풀어 그가 와주기를 기다렸다 옥수수꽃 흔들리는 벼랑에 앉아 아흔 번째 회신 없는 편지를 쓰고 막배 타고 오라고 전보를 치고 오래 못 살 거다 천기를 누설하고 배 한 척 들어오길 기다렸다 그런 어느 날 그가 왔다 갈대.. 운문과 산문 2009.09.13
고영민<푸른고치 외 1편> 자기를 믿고, 자기를 사랑하라 두서없이 썼는데, 이 글이 마지막이 될 듯합니다. 같잖은 글이지만 나름 조금이나마 제가 갖고 있는 것을 나누고자 마음을 내보았습니다. 자기의 시작법이나 시론, 문학관과 많이 다른 부분도 있으리라 봅니다. 가져갈 부분은 적당히 취하시고, 전혀 가져갈 것이 없다고 .. 운문과 산문 2009.09.12
김동리<역마> 역마 / 김동리 ‘화개장터’의 냇물은 길과 함께 흘러서 세 갈래로 나 있었다. 한 줄기는 전라도땅 구례 쪽에서 오고 한 줄기는 경상도 쪽 화개협에서 흘러내려, 여기서 합쳐서, 푸른 산과 검은 고목의 그림자를 거꾸로 비추인 채, 호수 같이 조용히 돌아, 경상 전라 양도의 경계를 그어주며, 다시 남으.. 운문과 산문 2009.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