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민복 <서울역 그 식당> 서울역 그 식당 / 함민복 그리움이 나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대가 일하는 전부를 보려고 구석에 앉았을 때 어디론가 떠나가는 기적소리 들려오고 내가 들어온 것도 모르는 채 푸른 호수 끌어 정수기에 물 담는 데 열중인 그대 그대 그림자가 지나간 땅마저 사랑한다고 술 취한 고.. 운문과 산문 2015.01.28
이승훈 <바보처럼 웃으리> 올리비에로 토스카니(Oliviero Toscani) 하늘 봐도 하늘에 떠 있는 구름 봐도 들길 가는 사람 구멍가게 앞 빈 의자 봐도 들길 위에 서 있는 사람 봐도 웃으리 웃으리 바 보처럼 웃으리 바다 봐도 바다에 떠 있는 기선 봐도 바다 아래 물길 가는 고기들 봐 도 돌멩이 돌멩이 앞 물고기들 봐도 돌.. 운문과 산문 2015.01.26
정영효 <저녁의 황사> 저녁의 황사 / 정영효 이 모래먼지는 타클라마칸의 깊은 내지에서 흘러왔을 것이다 황사가 자욱하게 내린 골목을 걷다 느낀 사막의 질감 나는 가파른 사구를 오른 낙타의 고단한 입술과 구름의 부피를 재는 순례자의 눈빛을 생각한다 사막에서 바깥은 오로지 인간의 내면뿐이다 지평선.. 운문과 산문 2015.01.23
최하림 <굴참나무 숲에서 아이들이 온다>外 5편 굴참나무 숲에서 아이들이 온다 / 최하림 굴참나무는 공중으로 솟아오른다 해만 뜨면 솟아오르는 일을 한다 늘 새롭게 솟아오르므로 우리는 굴참나무가 새로운 줄 모른다 굴참나무는 아침 일찍 눈을 뜨고 일어나자마자 대문을 열고 안 보이는 나라로 간다 네거리 지나고 시장통과 철길.. 운문과 산문 2014.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