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거대한 팽이> 거대한 팽이 / 김승희 너무도 절망이 태연할 때 천지사방 흩어지는 콩가루 집안처럼 마음이 흩어져서가 아니라 가령 혼자 속으로 울며 무념무사 빙빙 도는 팽이처럼 너무도 절망이 태연하고 깊은 철학이 서린 듯 아름답기까지 할 때 그런 것을 처절한 황홀이라고 하나, 나동그라지다가 .. 운문과 산문 2015.04.18
유안진 <그림자도 반쪽이다> 外 7편 그림자도 반쪽이다 편두통이 생기더니 한 눈만 쌍꺼풀지고 시력도 달라져 짝눈이 되었다 이명도 가려움도 한 귀에만 생기고 음식도 한쪽 어금니로만 씹어서 입꼬리도 쳐졌다 오른쪽 팔다리가 더 길어서 왼쪽 신이 더 빨리 닳는다 모로 누워야 잠이 잘 오고 그쪽 어깨와 팔이 자주 저리다.. 운문과 산문 2015.03.23
권정우 <운주사 와불>外 2편 운주사 와불 / 권정우 천 개의 부처가 뿔뿔이 흩어져버린 뒤에도 나 당신 곁을 떠나지 않을 테지만… 당신 곁에 또다시 천년을 누워 있어도 손 한번 잡아주지 않을 걸 알면서도… 천 개의 석탑이 다시 바위로 들어가 버린 뒤에도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 변치 않겠지만… 내가 당신 곁에 얼.. 운문과 산문 2015.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