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일기

너의 밤 기도

미송 2012. 1. 9. 10:07

       

       

       

      너의 밤 기도 - 오정자

      충혈된 눈에는
      맑은 날에도 물기가 고이므로
      그 눈빛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흔들리는 등불을 잡고
      너울너울 옷자락 펼쳐 앉는 그대
      아름다운 신전의 이름을 아직 모릅니다
      다만 광할한 우주
      해와 달과 별 그리고 꽃들의 노래들을  
      눈물로 씻어
      맑고 깊은 물길로 흘려보내는
      마음이란 어디서 시작되는지
      내막을 모르는 그들은 신비합니다
      내막을 아는 우리는 행복합니다
      그대의 밤 기도 듣는
      지금은 미명(未明)

       

       

      그 祈禱는, 시 안의 話者가 듣는 그 밤 기도는... 가까이서 보다는 조금 떨어져서 봐야 하는, 보는 것보다는 생각해야 더욱 아름다워지는, 對象을 向하고 있음일까. 어쩌면, 가장 깊은 그리움은 촉각으로도 시각으로도 다 들여다 볼 수 없는 神秘의 베일 Veil 과도 같은 것일까. 하지만, 분명한 (영혼의) 感覺으로 인식되는 그대라는 존재. 하여, 내막을 모르는 그들의 마음이 신비한 것만큼 그 (신비한) 내막을 아는 우리는 행복한지도. 하얗게 밝힌 밤 끝에 未明의 이슬처럼 맺힌, 그대의 눈물어린 밤 기도. 차라리, 숙연肅然합니다.  <안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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