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일기

꽃의 후회

미송 2012. 1. 27. 12:41

    꽃의 후회 / 오정자

    그래 상처다
    별을 따려는 욕심도
    절벽에 놓인 하나뿐인 목숨도
    수행을 위해 눈꺼풀을 오렸다는
    달마의 눈도
    밤이 되면
    울어야 할 상처
    꽃이 그녀의 상처였듯
    제 눈 찔러 아프게 한 당신 그리움이
    핏물이었듯
    결핍을 메우려는 모든 노래는
    상처,
    어딘가에 긁힌 자국이다.

     

     

    세상의 어느 한 곳에도 부딪힘 없는, 말짱한 영혼이 있을까요. "상처, 어딘가에 긁힌 자국이다" 산다는 것에 아프지 않은, 영혼이 있을까요. 상처를 입은 자만이 아픔에 엉긴 상채기를 憐憫으로 보듬을 수 있는 것. 하여, 다른 이의 상처도 자신에게 향했던 그 연민의 힘으로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것, 아름다운 꽃처럼 남겨진 懊恨의 눈물진 가슴으로, 그 결핍의 상처를 품어 줄 수 있는 것을... <안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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