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과 산문

서정주<화사>

미송 2009. 5. 16. 10:48

화사(花蛇) / 서정주

 

 

사향박하(麝香薄荷)의 뒤안길이다.

아름다운 배암.....

울마다 크다란 슬픔으로 태여났기에, 저리도 징그라운 몸둥아리냐

 

꽃다님 같다.

 

너의 할아버지가 이브를 꼬여내든 달변의 혓바닥이

소리 잃은 채 낼룽거리는 붉은 아기리로

푸른 하늘이다. ..... 물어 뜯어라. 원통히 물어 뜯어,

 

달아나거라, 저 놈의 대가리!

 

돌팔매를 쏘면서, 쏘면서, 사향방초(麝香芳草)ㅅ길

저 놈의 뒤를 따르는 것은

우리 안해가 이브라서 그러는게 아니라

석유 먹은 듯.....석유 먹은 듯....가쁜 숨결이야

 

바눌에 꼬여 두를까부다. 꼬다님보단도 아름다운 빛....

 

크레오파트라의 피먹은 양 붉게 타오르는 고흔 입설이다....스며라! 배암

 

우리 순네는 스물난 색시, 고양이같이 고흔 입설....스며라! 배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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