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과 산문

윤석중 <넉 점 반>

미송 2014. 4. 19. 08:17

 

 

 

 

 

넉 점 반 / 윤석중 


아기가 아기가

가겟집에 가서

“영감님 영감님

엄마가 시방

몇시냐구요.“

“넉 점 반이다.”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물 먹는 닭

한참 서서 구경하고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개미거둥

한참 앉아 구경하고.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잠자리 따라

한참 돌아다니고.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분꽃 따 물고 니나니 나니나

해가 꼴딱 져 돌아왔다.

 

 "엄마 
시방 넉점반이래 ."

창작과 비평사, 2004

 

 

윤석중 1911년 서울에서 태어나 13살에 동시를 쓰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천여 편의 작품을 썼습니다. 우리도 즐겨 부르는

             '나리 나리 개나리', '낮에 나온 반달', '퐁당퐁당', '고향 땅'들이 선생님의 작품입니다.

 

 

이영경 1966년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동양화를 공부했습니다.「아씨방 일곱 동무」가 프랑스어와 일본어로도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습니다.

            「신기한 그림 족자」역시 천연덕스러운 그림으로 아이들을 즐겁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