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퇴고실

이소라의 노랫말

미송 2024. 9. 16. 11:17

 

 

말을 타고 달리다 가끔은 말이 되는 글자들을 정차시킨다

망각을 의심하지만 고개를 숙이고 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중력을 챙긴다

꿈의 충동질 잃어버린 글자들을 양팔 중심에 채운다 새가 심장을 오므리듯

 

죽을 때까지 우리를 울릴 것 같은 나날 저마다의 말들이 다르게 해석되어도

한때는 같았지 하는 말들 다시 흘러간다 해도 평화의 중간지대 선량했던 숨결들

 

어젯밤과 같은 예,

어젯밤 우리는 밭언저리에 자동차를 세우고 휘파람을 불었다

2년 전 먹이를 주려고 찾아갔었던 개 휘파람 소리를 듣고선 달려왔다 떠돌이 개는

꼬리를 흔들며 달려오더니 슬쩍 핥아주었다

 

바람이란 글자를 쓰면 바람이 불곤 한다

다르게 적힌 문장들을 추억이라 우기면

외롭고 따뜻했던 겨울 노래 좋아했던 가수가 떠오른다.

 

 

20171014-2024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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