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란 퇴고실

또, 목련

미송 2025. 4. 10. 11:11

 

 

순서 없이 피어난다 

어떤 말막음도 잔소리도 못 들은 척 부활한다

그냥 태어나면 그 뿐 걱정 없이 

구름 꽃처럼 마술사의 지팡이에서 깨어나는 숲길 물소리처럼 

너희 시선 볼 끝에 닿을 때 치맛단에 닿을 때

타닥타닥 토도독토도독

동시에 터트리는 정체불명의 소리

배고픈 틈 메꾸는 사이좋은 소리

골목 지문들은 기지개를 켜고 꽃등 아래 어디쯤에서 

짖꿎게 달려와 악수를 청하던,

 

말 할 수 없는 것은 말하지 말라고  말렸던

비트겐슈타인을 놀리듯 다시 지어내는

 

 

20240506-202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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