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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차이

모든 이론은 회색이며 오직 영원한 것은 저 푸르른 생명의 나무다. -파우스트 1 일요일. 햇살이 따사롭다. 탄성을 지른다. 출근을 한다. 이 공간은 직장이자 사유의 터전, 비싼 공간이다. 심리적 차이에 따라 등급이 달라진다. 유연해진다. 2 소금은 부패를 막기 위해 사용되기도 하지만 재수없음을 날려버리는데도 사용된다. 3 그가 집을 나갔다. 정오쯤 버스를 타고 그에게로 갔다. 의기소침한 얼굴을 보며 가까운 사람을 배려하지 못함을 반성했다. 햇살 아래 드러난 나의 주름살.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하는 싯구가 떠올랐다. 4 늙어갈수록 제 얼굴을 책임져야 한다는데. 톡으로 전송된 생일날 사진을 보며 보드라운 케잌과 대비 되는 얼굴을 반성하였다. 5 어떤 시점에서 잠시 쉬어갈 때는 깊이 가라앉지 않아도..

낙서와 독백 2023.04.10

사랑은 오류 / 맥스 슐만

나는 모든 일에 있어서 그래왔듯이 이 일도 체계적으로 시작해나갔다. 우선 나는 그녀에게 논리학을 강의했다. 법대생으로서 나는 마침 논리학을 수강하고 있었으므로 모든 것은 아주 수월했다. "폴리." 나는 두 번째 데이트 때 그녀를 만나 말했다. "오늘밤엔 '놀'에 가서 이야기를 하기로 하지." "이그, 멋있쪄." 한 가지 이 여자를 칭찬할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도무지 반대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캠퍼스의 밀회장소인 '놀'로 가서 늙은 상수리나무 아래 앉았다. 그녀는 기대에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무엇에 대해 얘기할 건데?" 그녀가 물었다. "논리학." 그녀는 잠시 생각해 본 다음 그것을 좋아하기로 결정했다. "그거 되게 멋진데." 그녀가 말했다. "논리학이란" 하고 나는 헛기침을 하며..

내가 읽은 시 2023.04.07

쿤와르 나라얀 <나의 가까운 이웃>

나의 가까운 이웃은 한 그루의 오래된 나무 이름이 무엇인지 어떤 종류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 가지들이 매우 가까워서 작은 숲이 늘 거기 있는 것 같다 내 집의 베란다에 그래서 내가 원할 때면 손을 뻗어 그 이마를 어루만질 수 있다 그러면 나무는 소처럼 순한 눈으로 나를 응시한다 나무와 나 사이에 깊은 우정이 자라나 바람이 불 때면 나무가 내 이름으로 나를 부르는 듯하다 아침 햇살이 나무를 깨우면 나무는 노인처럼 기침하며 일어나 나를 깨운다 자주 우리는 이것저것에 대해 몇 시간씩 이야기한다 각자의 언어로 그러나 언어가 차이를 만들지는 않는다 고 나무는 말한다 우리의 기쁨과 슬픔의 언어는 같다 겨울과 여름과 우기가 나에게 오는 것과 똑같이 나무에게도 온다 가을의 우울 봄의 즐거움 얼마나 많이 우리 함께 기념했..

내가 읽은 시 2023.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