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진 마음들을 제 자리로 돌리는 유리잔의 위력이
커피의 첫모금을 앞질러갔다
어제의 신혼 사진이 오늘의 영정 사진으로 돌변하고
부대끼다 보니 빨개졌는지 빨갛게 태어났는지 모르겠는 그녀의 입술
그녀 앉는 자세는 하루에 또 몇 번씩이나 바뀌는지
천장은 하나인데 열린 집들은 변덕스럽고
취향은 개 같다
종이엔지 혀엔지 베어나간 나이테들에선 연세와 무관한 생강냄새가 난다
하릴없이 종이비행기를 꽂고 놀 때
마침표 없는 글자들만 다음 생의 유전자를 위해 뛰어 다니고
다리를 꼰다고 참견하는 일, 그런 일일랑 전문가들에게 맡긴 채,
소심한 춤사위를
20190601-2021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