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우리처럼 입원하면 되잖아요> 우리처럼 입원하면 되잖아요 / 유홍준 정신병원 보호사 L씨는 시인이다. 그러나 제도권 안에서 공부를 많이 못한 까닭에 사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산판일, 바느질, 밀링공, 과일행상, 갖가지 막노동, 이것저것 안해 본 게 없다. 심지어 남의 집 벼논이나 고추밭에 농약을 쳐 주고 얼마를 받는 일까.. 운문과 산문 2009.07.16
李箱<약수> 약수 바른 대로 말이지 나는 약수보다도 약주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술 때문에 집을 망치고 해도 술 먹는 사람이면 후회하는 법이 없지만 병이 나으라고 약물을 먹었는데 낫지 않고 죽었다면 사람은 이 트집 저 트집 잡으려 듭니다. 우리 백부께서 몇 해 전에 뇌일혈로 작고하셨는데 평소.. 운문과 산문 2009.07.14
김태길<글쓰기의 어려움> 글쓰기의 어려움 / 김태길 (1) 문학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기대할 만한 글을 쓰기가 어려움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다만 모든 독자들이 즐겨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기가 어렵다는 말을 쓰고 싶은 것이다. 어떤 수필 잡지의 편집인이, 나를 우리 수필계의 산 증인이라고 추켜세우면서, 모종의 잡문을 .. 운문과 산문 2009.07.14
박상우<'침묵의 가지' 끝에 맺힌 것> ‘침묵의 가지’ 끝에 맺힌 것 어느 날, 빨간 사과를 먹는 제자에게 스승이 물었습니다. 맛이 어떠냐? 제자는 아주 맛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스승은 그 맛이 어디에서 왔느냐고 물었습니다. 제자가 당황한 표정으로 잠시 머뭇거리다 사과의 맛은 사과에서 오지 않느냐고 되물었습니다. 스.. 운문과 산문 2009.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