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던<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존 던- 누구든, 그 자체로서 온전하지 않을지니. 모든 인간은 커다란 대륙의 한 조각이며, 일부분일 뿐이다. 흙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면, 유럽은 그만큼 작아지며, 모래톱이 그리 되어도 마찬가지. 그대의 친구들이나 그대의 땅이 그리 되어도 마찬가지. 어떤 사람의 .. 운문과 산문 2009.08.18
안도현<모항 가는 길> 모항 가는 길 / 안도현 너, 문득 떠나고 싶을 때 있지? 마른 코딱지 같은 생활따윈 눈 딱 감고 떼어내고 말이야 비로소 여행이란, 인생의 쓴맛 본 자들이 떠나는 것이니까 세상이 우리를 내버렸다는 생각이 들 때 우리 스스로 세상을 한번쯤 내동댕이 쳐보는 거야 오른쪽 옆구리에 변산 앞바다를 끼고 .. 운문과 산문 2009.08.09
마광수<효도(孝道)에> 효도(孝道)에 / 마광수 어머니, 전 효도라는 말이 싫어요 제가 태어나고 싶어서 나왔나요? 어머니가 저를 낳으시고 싶어서 낳으셨나요? 또 기르시고 싶어서 기르셨나요? `낳아주신 은혜' `길러주신 은혜' 이런 이야기를 전 듣고 싶지 않아요. 어머니와 전 어쩌다가 만나게 된 거지요. 그저 .. 운문과 산문 2009.08.07
최영미<마지막 섹스의 추억> 마지막 섹스의 추억 / 최영미 아침상 오른 굴비 한 마리 발르다 나는 보았네 마침내 드러난 육신의 비밀 파헤쳐진 오장육부, 산산이 부서진 살점들 진실이란 이런 것인가 한꺼풀 벗기면 뼈와 살로만 수습돼 그날 밤 음부처럼 무섭도록 단순해지는 사연 죽은 살 찢으며 나는 알았네 상처도 .. 운문과 산문 2009.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