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식<아내는 지금 서울에 있습니다> 아내는 지금 서울에 있습니다 / 김창식 쑥국이 아직도 꽃무리를 떨구지 않고 있는데 무서리를 요 며칠 하얗게 뿌리더니 기어이 눈발이 쏟아집니다.계곡으로 겨울이 들이닥쳤는가 봅니다. 소백산과 금수산 월악산으로 이어지는 소백산맥 줄기에 휘감긴 이곳은 봄과 가을이 비껴가는 소나.. 운문과 산문 2009.07.22
기형도<이 겨울의 어두운 창문> 이 겨울의 어두운 창문 / 기형도 어느 영혼이기에 아직도 가지 않고 문밖에서 서성이고 있느냐. 네 얼마나 세상을 축복하였길래 밤새 그 외로운 천형을 견디며 매달려 있느냐. 푸른 간유리 같은 대기 속에서 지친 별들 서둘러 제 빛을 끌어모으고 고단한 달도 야윈 낫의 형상으로 공중 빈 .. 운문과 산문 2009.07.18
길상호<비명소리> 대청호 가까이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분이 있어 함께 꽃차의 재료로 쓸 인동꽃을 따기 위해 나선 적이 있다. 깨끗한 꽃을 찾아 우리는 숲 깊숙이 들어갔다. 처음 들어가 보는 길이었는데 운이 좋았는지 선택한 길은 꽃들이 많은 깊은 숲 속으로 우리를 인도했다. 중간중간 차를 세워놓고 .. 운문과 산문 2009.07.17
정연수<추전역> 추전역 / 정연수 희망은 언제나 높은 곳에 자리했다 우리나라 제일 높은 해발 855m 추전역 서민의 애환 덜컹이는 태백선 완행열차 그 화력 좋던 석탄 다 실어 보내고 가슴 비운 사람끼리 꿈을 안고 찾아드는 태백의 관문 일상에 지친 삶의 아픔도 구름 벗한 높이쯤 다다르면 어느새 길고 긴.. 운문과 산문 2009.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