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영 <뒷골목 라라 외 7편> 뒷골목 라라 외 7편 / 송기영 부평역 뒷골목에서 밤 10시부터 다음 날 아침 6시까지, 라라 혼자 자신을 게우고 있는 당신들에게서 대당 천 원을 받고 등을 쳐 드리지 라라, 열 대 정도면 당신들은 게울 만한 자기를 다 게우고, 계산을 치르고 타인이 되어 돌아갈 테지만 뒷골목에서 퍼엉, 퍼엉, 퍼엉하고 .. 운문과 산문 2009.01.25
사바나에서 블랙커피를 외 다수 사바나에서 블랙커피를 / 배옥주 카페 사바나에 앉아 가젤의 눈빛을 읽는다 수사자가 되어 툭툭 바람의 발자국을 털어낸다 바위비단뱀의 혓바닥 같은 찻잔 위로 검은 유목민들이 떠다니고 소용돌이로 끓어오르는 암갈색 눈알들 야자나무 그늘이 내려오는 창가로 말굽 먼지를 일으키며 .. 운문과 산문 2009.01.25
박상우<돌아오지 않은 황제의 여인> 돌아오지 않은 황제의 여인 / 박상우 중국 역사를 통틀어 절세가인 중 하나로 꼽히는 왕소군(王昭君)은 한나라 원제(元帝)의 후궁이었다. 원제는 궁녀의 얼굴을 그린 그림을 보고 마음에 들면 총애하였다. 후궁들은 그림을 그리는 화공(畵工)에게 잘 보이기 위해 뇌물을 썼다. 실물보다 그.. 운문과 산문 2009.01.23
강은교<집착하면 잃으리라> 집착하면 잃으리라 '행복'이란 무엇일까. 그건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건 커다란 집을 짓는 일일까. 커다란 책을 쓰는 일일까. 아름다운 예술을 남기는 일일까. 아니면 세월이 지나도록 한 자리에 한 자세로 서 있다가 끌려내려 오기도 하는 동상이 되는 일일까. 그건 커다랗게 이.. 운문과 산문 2009.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