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희<시계와 시계 사이> 외 2편 시계와 시계 사이 이 아침 고장 난 시계 속에 눈을 뜬다 고장 난 시계가 이를 닦고 고장 난 시계가 밥을 먹고 고장 난 시계가 나이를 먹는다 그래도 어딘가 맞는 시계가 있으리라 나는 그런 시계를 하나 갖고 싶다 나는 CNN을 본다. CNN은 당황하여 고장 난 시계가 있는 곳에 특파원을 파견하.. 운문과 산문 2009.03.05
정성희<인생학교> [2008 평사리 문학대상 수필부문 수상작] 인생학교 정성희 그 학교에는 유독 통과해야 할 문들이 많다. 나는 그곳을 지키는 파수병이다. 사람들은 두터운 성벽으로 둘러싸인 그곳을 큰집이라고도 부른다. 그 주벽(主壁)은 견고한 ‘배타(排他)'라는 벽돌담으로 높이 울타리 쳐져 있기에 밖.. 운문과 산문 2009.03.05
이승훈<사랑> 외 1편 사랑 / 이승훈 그대 덥석 깨물고 싶은 저녁도 있고 덥석 안고 싶은 저녁도 있고 덥석 먹고 싶은 저녁도 있지 덥석 주저앉고 싶은 저녁 그대 덥석 움켜쥐고 도망가고 싶은 저녁 그대 덥석 깨물고 싶은 저녁 그러나 언제나 그대 손 흔들고 떠나네 모두가 예술이다 / 이승훈 용인 공원 식당 창가에 앉아 맥.. 운문과 산문 2009.02.25
최복림<빙산은 바다를 그리워한다> 빙산은 바다를 그리워한다 최 복림 뉴욕커들에게 알라스카는 상상속의 땅이다. 알라스카하면 영하 수십도의 추위,폭설,얼음집에서 사는 에스키모를 연상한다. 사람 살 곳이 못되는 땅이다. 알라스카는 극한의 땅(Land of Extreme)이다.겨울이면 기온이 화씨로 영하50도까지 내려간다. 불이나.. 운문과 산문 2009.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