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을 타고 오는 손님 외 2편 1 침묵을 타고 오는 손님 육십 후반 노인 3명이 모여앉아 한담을 나누다가 그 중의 모자를 쓴 노인이 왈, “나는 어디가도 이제 육십이나 되었냐고 사람들이 젊게 보는데, 자네들은 그 나이가 다 들어 뵈네.” 불쑥 쳐들어온 공격에 나머지 두 노인이 뭐라고 대꾸해야 할지를 몰라 눈만 꺼.. 정문의 작품 2011.08.12
당신을 보았습니다 당신을 보았습니다 / 한 용운 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는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니 주인은 “거지는 인격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 정문의 작품 2010.12.26
숙제 숙제 / 이정문 집에서 빈둥거리는 날 아내는 출근하면서 수필이라도 하나 써보라는 말을 내 뒤통수에 남겼다. 매일 글을 쓰다시피 하던 삼 년 전의 팔팔한 내 모습이 그리웠는지 아니면 졸필이나마 한번 봤으면 하는 생각에서였는지 모르지만 그 동안 내가 문학에서 멀리 떨어져 지냈던 .. 정문의 작품 2010.07.01
그러한 줄 그런 줄 모르고 그러한 줄 그런 줄 모르고 / 이정문 법당 앞에 서면 험한 봉우리가 겹겹이 어깨를 포갠 풍광이 눈에 들어오고 좌우의 나지막한 언덕에는 물기 오른 철쭉이 벌써 꽃망울을 머금고 있다. 대지는 바야흐로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다음 계절의 행보를 또 준비하는 모양이다. 촉촉한 나뭇가지가 .. 정문의 작품 2010.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