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객쩍은 생각을 구보(仇甫)가 하고 있을 때, 문득, 또 한명의 계집이 생각난 듯이 물었다.
“그럼 이 세상에서 정신병자 아닌 사람은 선생님 한 분이겠군요?”
구보는 웃고,
“왜 나두...나는, 내 병은, 다변증(多辯症)이라는 거라우.”
“무어요 다변증....”
“응 다변증, 쓸데없이 잔소리 많은 것두 다아 정신병이라우.”
“그게 다변증이에요오.”
다른 두 계집도 입안말로“다변증” 하고 중얼거려보았다.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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