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의 생각 길 위에서의 생각 /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운문과 산문 2009.03.09
2009 신춘문예 詩부문 당선작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詩부문 당선작 저녁의 황사 / 정영효 이 모래먼지는 타클라마칸의 깊은 내지에서 흘러왔을 것이다 황사가 자욱하게 내린 골목을 걷다 느낀 사막의 질감 나는 가파른 사구를 오른 낙타의 고단한 입술과 구름의 부피를 재는 순례자의 눈빛을 생각한다 사막에서 바.. 운문과 산문 2009.03.09
박모니카<멱둥구미> [2008 경남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멱둥구미 / 박모니카 시골의 겨울밤은 길기도 하다. 먼데 개 짖는 소리 잦아들고 간혹 눈 밟고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 멀어지면 공간이 비어버린 듯 아득해진다. 그 공간을 달빛이 서성인다. 미루나무 꼭대기에, 까치둥지에, 흙벽 옆에 그을릴 대로 그.. 운문과 산문 2009.03.09
이상<황소와 도깨비> 李箱『황소와 도깨비』 아이야, 오늘은 너에게 소중한 이야기를 들려줄 거란다. 달빛보다 은은하고 이슬보다 맑았던 빛을 가졌던 사람이 너에게 들려주고 싶어했던 이야기란다. 왜 그분이 직접 네게 이야기 해주지 않냐고? 그건 그분의 등에 날개가 생겨서 저 시리도록 맑은 하늘로 날아.. 운문과 산문 2009.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