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중 <넉 점 반> 넉 점 반 / 윤석중 아기가 아기가 가겟집에 가서 “영감님 영감님 엄마가 시방 몇시냐구요.“ “넉 점 반이다.”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물 먹는 닭 한참 서서 구경하고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개미거둥 한참 앉아 구경하고.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 운문과 산문 2014.04.19
김기택 <통화2> 통화2 / 김기택 예약을 원하시면 1번, 안내를 원하시면 2번, 상담을 원하시면 3번을 눌러주십시오. 원하시는 상담원을 선택하여 주십시오. 사무적인 말투는 1번, 백화점 직원 말투는 2번, 교사 말투는 3번, 술자리 말투는 4번, 정치인 말투는 5번, 아줌마 말투는 6번을 눌러주십시오. 원하시는 .. 운문과 산문 2014.04.14
천수호 <저수지 속으로 난 길>外 1편 저수지 속으로 난 길 ​ ​​ 돌 하나를 던진다 수면은 깃을 퍼덕이며 비상하려다 다시 주저앉는다 저수지는 참 많은 길을 붙잡고 있다 돌이 가라앉을 때까지만 나는 같이 아프기로 한다 바닥의 돌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들이 돌을 던지고 반지를 던지고 웃음과 울음을.. 운문과 산문 2014.04.06
조은 <근황>外 3편 ▲ 최민식 作 1 근황 우울한 생각을 물뿌리개처럼 뿜어내며 가을빛이 쏟아지는 길을 걸었다 나는 경사가 심한 길을 걸었고 심층의 나무뿌리가 구불거리는 흙의 기억도 넘어갔다 때로 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나와 마주치지 않으려 재빨리 돌아서거나 놀라 그 자리에 멈췄다 아스라한 소실.. 운문과 산문 2014.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