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현 <너무 괜찮다> 너무 괜찮다 / 박세현 자고 일어나면 다 괜찮다 어젯밤 불던 바람소리도 바람을 긋고 간 빗소리도 괜찮다 보통 이상인 감정도 보통에 미달한 기분도 괜찮다 자고 일어나면 정말 괜찮다 웃어도 괜찮고 울어도 괜찮다 웃지 않아도 괜찮고 울지 않아도 괜찮다 유리창에 몸을 밀어 넣은 빗방.. 운문과 산문 2014.02.18
김수영 <김일성 만세> "나는 당신이 말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당신이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서는 죽도록 싸울 것이다." - 볼테르 김일성 만세 / 김수영 한국의 언론 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언론의 자유라.. 운문과 산문 2014.02.01
여성민 <저무는, 집> 저무는, 집 / 여성민 지붕의 새가 휘파람을 불고, 집이 저무네 저무는, 집에는 풍차를 기다리는 바람이 있고 집의 세 면을 기다리는 한 면이 있고 저물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있어서 저무는 것들이 저무네 저물기를 기다리는 시간엔 저물기를 기다리는 말이 있고 저물기를 기다리지 않는 말.. 운문과 산문 2014.01.31
[소설가 배수아의 몽골 에세이] 말머리장식호궁 오래전 옛날, 호쿠 남질이라는 한 젊은 남자가 있었는데, 어느 날 그는 아주 먼 곳에 사는 아리따운 여인과 사랑에 빠졌다. 이미 결혼한 몸인 그는 낮에는 가족들과 함께 살면서 집안일을 돌보고 밤마다 연인에게로 와서 잠들기를 원했다. 하지만 그들이 사는 거리가 너무나 멀었으므로 연.. 운문과 산문 2014.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