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듬 <취향의 발견>外 3편 취향의 발견 그런데 이게 뭔가 초호화 카데베 백화점에서 크로스백을 샀는데 봐라, 내가 한눈에 반한, 멋지다고 느낀 이 가방은 몇 년 전까지 들고 다니던 가방 부산 지하도에서 소매치기가 칼집 만들었던 내가 좋다고 느끼는 이 목소리 내가 반하는 노래 멀리 베를린까지 와서 나는 비슷.. 운문과 산문 2014.04.04
정호승 <손에 대한 예의>外 1편 1 손에 대한 예의 가장 먼저 어머니의 손등에 입을 맞출 것 하늘 나는 새를 향해 손을 흔들 것 일 년에 한번쯤은 흰 눈송이를 두 손에 고이 받을 것 들녘에 어리는 봄의 햇살은 손안에 살며시 쥐어볼 것 손바닥으로 풀잎의 뺨은 절대 때리지 말 것 장미의 목을 꺾지 말고 때로는 장미가시에.. 운문과 산문 2014.03.27
윤성근 <엘리엇 생각>外 1편 엘리엇 생각 내가 짧은 능력과 식견으로 돼먹지 않은 두 편의 미간행 장시를 발표한 것은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나는 당신을 닮고 싶었던 것. 그러나 될 일도 될 턱도 없어 가슴에 묻고 예이츠도 키츠도 셰이머스 히니도 딜런 토마스도 아닌 많은 시인들 가운데 또 김수영도 정지용도 .. 운문과 산문 2014.03.20
김기택<말빚을 짓는 일조차 사치스럽다> 말빚을 짓는 일조차 사치스럽다 먹고사는 일에 시달리다 보면 가끔 로또에 당첨되는 상상을 한다. 1등에 당첨된다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한 푼도 쓰지 않고 가득한 곳간을 생각하며 저절로 나오는 웃음을 즐기리라. 굶어도 배부르고 힘든 일을 해도 쉬는 것 같은 은밀한 즐거움을 누.. 운문과 산문 2014.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