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도화 아래 잠들다> 도화 아래 잠들다 김선우 동쪽 바다 가는 길 도화 만발했길래 과수원에 들어 색色을 탐했네 온 마음 모아 색을 쓰는 도화 어여쁘니 요절을 꿈꾸던 내 청춘이 갔음을 아네 가담하지 않아도 무거워지는 죄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온당한가 이 봄에도 이 별엔 분분한 포화, 바람에 실려 송화.. 운문과 산문 2012.05.12
박남준<흰 노루귀꽃, 이미 나도 흘러왔으니>외 흰 노루귀꽃, 이미 나도 흘러왔으니 / 박남준 이제 뜰 앞의 산과 강 모든 들판은 꽃들의 세상 묵묵히 지난 시간의 겨울을 견뎌온 것들이 일제히 광장의 깃발처럼 지상에 나부낀다 얼굴을 맞대고 내걸린다 한 꽃이 피고 지고 그 꽃이 진 자리에 다음 생의 어린 꿈이 자라고 있다 한 꽃이 피.. 운문과 산문 2012.05.12
뽈 베를렌느 <거리에 비 내리듯> 거리에 비 내리듯 / 뽈 베를렌느 거리에 비 내리듯이 내 가슴에 조용히 비가 내리네 내 가슴에 스며드는 이 우울함은 무엇일까 땅과 지붕 위에 내리는 이 울적한 가슴에 울리는 오 비의 노래여 병든 이 가슴에 공연히 비가 내리네 뭐라고? 배반이 아니라고? 이 슬픔은 이유가 없네 이유를 .. 운문과 산문 2012.05.10
황인숙<꿈>외 3편 꿈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江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운문과 산문 2012.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