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희<돌아오지 않는 강> 외 1편 돌아오지 않는 강* 눈 내리는 밤 하얗게 눈 덮인 순결한 대지 위에 차디차고 맑은 겨울강을 그렸네 소년은 불 꺼진 방 창문에 매달려 눈 쌓인 바깥 풍경을 보고 있었네 아무도 없는 유년의 방 창밖으로 소리 없이 흰 눈이 쌓여 모든 것은 기억의 세계로 흘러갔네 흰 떡을 한 광주리 머리에 .. 운문과 산문 2012.05.22
신용목<공터의 달리기>외 공터의 달리기 - 신용목 오늘은 당신 마음을 말아 쥐고 계주를 하겠습니다. 첫 번째 눈사람이 두 번째 눈사람에게 두 번째 눈사람이 세 번째 눈사람에게. 결승점을 통과하면 쓰러져 엉엉 울겠습니다. 서로 키를 바꾸며 서로 표정을 바꾸며 서로 그림자를 바꾸며. 오늘 당신 마음은 따사합.. 운문과 산문 2012.05.21
권혁웅 시인의 시편들 1 창피(猖披)란 짐승이 있어, 무안(無顔)과 적면(赤面) 사이의 좁은 골짜기에 산다 야행성이라 잘 눈에 띄지 않지만 간혹 인가에 내려와 쓰레기통을 뒤진다 팔다리가 가늘고 귀가 뒤로 말려서 비루먹은 곰처럼 생겼다 산정을 좋아해서 오르다가도 꼬리가 무거워 늘 골짝으로 떨어진다 이 .. 운문과 산문 2012.05.20
이병률 시인의 시편들 1 풍경의 뼈 단양 역 지나 단성 역 네 평 대합실에는 온실에 들어선 것처럼 국화 화분이 많습니다 정 중앙에 탁구대도 있고 연못도 있고 역기도 있고 자전거도 들여다 놓고 잉꼬도 두 쌍 늙은 쥐도 두 쌍 물고기도 두 쌍 살아있는 것들은 다 짝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上行 두 편 下行 한 .. 운문과 산문 2012.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