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수석水石 이름 없는 수석(水石) 이 정문 수석(水石)을 채집하는 친구가 한 뼘 길이의 돌을 내밀며 그 속을 들여다보라고 했다. 희끗희끗한 문양이 돌 속에 박혀 있는데 이리저리 둘러봐도 무슨 그림인지 알 수가 없었다. 친구는 돌 표면을 손바닥으로 쓱 훑더니 다람쥐라고 말했다. 그때서야 아, 하.. 정문의 작품 2009.03.29
농협달력 뒷장의 자서전 농협달력 뒷장의 자서전 / 이정문 제법 큰 플라스틱통에 담긴 열 포기쯤의 김장김치가 가운데 자리를 크게 차지했다. 그리고 직접 농사지어서 짜낸 들기름과 곱게 빻은 고춧가루, 절구로 콩콩 쪄서 한 덩어리씩 비닐봉지에 집어넣어 냉동시킨 마늘이 택배로 도착한 과자박스 속 여기저기.. 정문의 작품 2009.03.29
시인이 내민 세상 시인이 내민 세상 이 정문 시는 삶의 지문이다. 세상의 중심에는 늘 삶이라는 화두가 자리하고 그 주위로는 사물과 관념이 둘러쳐져, 시인은 만만치 않은 화두를 그 사물과 관념에 기탁하여 풀어내게 마련이다. 바람도 없고 먼 산에 눈도 쌓이지 않았지만 공기가 사뭇 차가워 하얀 입김이 .. 정문의 작품 2009.03.24
초당의 문학산책로 초당의 문학산책로 이 정문 해변에서 약 10분을 걸어 내려와 4차선 도로 입구에 서면 양쪽으로 소나무 묘목이며 감자며 대파며 배추를 심었던 밭이 겨울의 먼지바람 아래 을씨년스럽게 드러나고, 차량통행이 뜸한 맞은편 길을 3백 미터쯤 걷다가, 오른쪽 적송나무 아래로 난 길을 또 5십여 .. 정문의 작품 2009.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