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신경 혹은, 창문 자율신경 혹은, 창문 / 오정자 내 작은 창문에 빨강 노랑 파랑 남색 알록달록한 구슬발을 내리고 빛의 춤사위를 바라본다 빛줄기 언저리에 탁한 주홍빛으로 끊임없이 번지는 긴장과 충돌 자율신경이 파닥거린다 뜨겁게 혹은 차갑도록 밀고 당기는 빛과 구슬의 무한한 자유 내 작은 창문.. 바람의 일기 2014.06.25
사랑의 이유 사랑의 이유 / 오정자 너는 사랑의 이유를 찾아다니지 말라 그것은 그믐으로 가는 달 꽃즙을 짜려고 큰 통을 마련하였으나 이슬로 녹는 눈물 사랑에 정답을 말하려 하였으나 발설되면 무너지는 음정 구할수록 궁해지는 구애의 울음 회항하는 철새들의 노래를 들으라 수수억년 흘러내려.. 바람의 일기 2014.06.19
뭉크와 버려둔 그림들 뭉크와 버려둔 그림들 / 오정자 퇴근길에 카오됴에서 뭉크가 나왔어 나는 웃음을 머금고 뭉크를 들었지 7분 정도 그 시간은 집과 일터 사이를 오가는 자동차 거리 그림이 팔려 나갔어도 원본인가 사본인가를 늘 간직했다는 뭉크 절규가 넉 장이래 어느 날 그가 그림을 그려놓고서 그걸 버.. 바람의 일기 2014.01.13
오일페인팅 오일페인팅 / 오정자 그대 얼굴 내 눈 속에 깊이 집어넣고 하염없이 바라보네 배경이 흑진주처럼 까만 값진 유화(油畵) 한 점 내 몸짓이 바뀔 때마다 약간씩 흔들리네 그대 얼굴 표정이 빛의 각도에 따라 뉘앙스가 많이 달라지네 나도 그대 맑은 눈 속 가장 후미진 곳에 금빛 테두리를 하.. 바람의 일기 2013.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