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꿈 봄꿈 / 오정자 - 줄 장미 벽지와 가습기와 겨울나무 연두로 벽 세칸을 칠하자 노란 줄장미들이 올라간다 수직으로 일어서는 풀밭들 빛의 반사에 따라 말랑말랑해지는 벽 마음도 저런 벽을 닮을 수 있다면 연정이 싹트는 벽, 색색 소품들이 보색(補色)관계일 때 나는 더욱 끌리지 대척점(對.. 바람의 일기 2012.03.10
저, 詩魚들 저, 詩魚들 / 오정자 여기서 그만 할 때 다시 온다 이만하면 충만했다 할 때 선한 눈빛일 걸 알아버렸을 때 견딜 수 없는 아침 해처럼 튕겨 오른다 수군대는 바람의 살결 흔들며 춤추며 무죄의 얼굴로 나타나는 저, 포승자박의 팔목을 끊고 달려오는 저, 피아노시모의 화음, 둘! 언제나 여.. 바람의 일기 2012.02.22
꽃의 후회 꽃의 후회 / 오정자 그래 상처다 별을 따려는 욕심도 절벽에 놓인 하나뿐인 목숨도 수행을 위해 눈꺼풀을 오렸다는 달마의 눈도 밤이 되면 울어야 할 상처 꽃이 그녀의 상처였듯 제 눈 찔러 아프게 한 당신 그리움이 핏물이었듯 결핍을 메우려는 모든 노래는 상처, 어딘가에 긁힌 자국이.. 바람의 일기 2012.01.27
너의 밤 기도 너의 밤 기도 - 오정자 충혈된 눈에는 맑은 날에도 물기가 고이므로 그 눈빛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흔들리는 등불을 잡고 너울너울 옷자락 펼쳐 앉는 그대 아름다운 신전의 이름을 아직 모릅니다 다만 광할한 우주 해와 달과 별 그리고 꽃들의 노래들을 눈물로 씻어 맑고 깊은 물길로 흘려.. 바람의 일기 2012.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