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이슬 아침 이슬 / 오정자 내 속에 당신이 만지지 못하는 햇살이 묻어 있네 뜨거움 하나 믿고 몰래 자의(自意)로 태어나는 아침 이슬이 저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대지의 유액인가 봐, 이건 빛과 빛이 서로 양보하는 고요한 아우성인가 봐 아침 햇살이 나를 적시면서 당신 사랑이 사라지네 백합, .. 바람의 일기 2012.11.10
피부감각 피부감각 / 오정자 때때로 그대를 나 아주 멀리 느낍니다 그러나 눈물 어린 눈으로 절망에 깨물린 입술로 버림도 개의치 않는다며 나 많이 아파도 좋은 사랑을 하렵니다 그대가 아무리 멀리 간다 해도 나 황홀한 탈바꿈을 꿈꾸며 오래 잠자는 누에고치처럼 고요하게 느슨한 마음으로 그대.. 바람의 일기 2012.10.28
늑대와 여우 늑대와 여우 / 오정자 대체로 고요해 저 들꽃처럼 붉은 해 파도 누구의 것이냐 묻는 이 없다 바라봄으로 채워지는 원리 원근법을 익혀 온 우리가 거리가 구원을 준다는 데야 가볍게 웃지 별안간 찾아든 바람에 호명되지 않은 자 행복하다 진군하는 생에 눈이 멀고 파열되거나 해체되는 한.. 바람의 일기 2012.10.10
출렁이는 보름달 출렁이는 보름달 / 오정자 소슬바람 스며들어 담장 넘어 휘어진 감나무 가지 잎새 사이로 하얀 달이 박혀 있네 그리움 삭이는 휘파람 소리 감춰진 숨길 조바심 속으로 달빛 교교한데 바람이 심술을 부려 가지 끝 둥근 달 날아갈 듯 출렁이네 달 떨어질라 달 떨어질라 떨리는 잎새 건드리.. 바람의 일기 2012.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