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소년이로다> 내가 태어나서 자란 동네의 이름은 평화동이다. 영어로 말하자면, ‘피스타운’인 셈이다. 전주와 익산 등에 같은 이름의 동네가 있다고 들었는데, 김천의 경우에는 대화정이라는 일본식 지명을 평화동으로 개칭했다는 기록만 있을 뿐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다. 광복 뒤에 바꿨다니 어.. 운문과 산문 2015.08.17
마종기 <우화의 강> 우화의 강 /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이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 운문과 산문 2015.06.15
박형권 <마누라 수리의 명가> 外 4편 마누라 수리의 명가 아무리 꽃단장을 해도 화장발을 받지 않고 조금만 크게 웃어도 오줌을 놓아 버린다면 당신의 마누라도 사용기한이 지났다는 뜻입니다 당신이 피로하여 쌍화탕 몇 병 사오라 했는데 카스를 사다 놓고 당신의 입이 아니라 자기 입에 부어 넣는 꼴을 더 이상 보고 싶지 .. 운문과 산문 2015.05.31
박용하, 『싫어한다는 말』外 싫어한다는 말 / 박용하 아는 자들을 더 싫어한다 이웃 나라를 더 싫어한다 주註 달린 시를 더 싫어한다 그런 시에 토를 단 해설을 싫어한다 널린 포토샵을 싫어한다 짝꿍 차림을 싫어한다 몸에 장신구 부착하는 걸 목도리 두르고 사진 찍는 것만큼이나 싫어한다 남 씹기 좋아하면서 남한.. 운문과 산문 2015.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