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웅<닫힌 책>外 2편 닫힌 책 -얼굴 1 그는 앙다문 캄캄함이어서 입속에 혀를 말았다 내력을 봉인하여 줄글로도 귀들로도 풀어내지 않았다 석곡(夕哭)도 곡비(哭婢)도 없었다 질러 놓은 빗장처럼 콧날은 분명했으나 향기는 밖으로만 떠돌았다 두 눈이 닿은 곳에 소실점이 있었을 테지만 그것을 그의 것이라고.. 운문과 산문 2012.10.21
강수미<무지갯빛 즐김과 차이의 소송> 무지갯빛 즐김과 차이의 소송 강수미 (미학,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술연구교수)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는 1977년 6월의 첫날,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콜리세오 극장에서 단테의 『신곡』을 테마로 강연을 한다.(이하 관련 인용문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저, 송병선 역, 『칠일.. 운문과 산문 2012.10.18
이성복<그렇게 소중했던가>外 3편 그렇게 소중했던가 세계 위에, 지붕과 풍경들 위에, 내 몸을 풀어놓고 싶구나 나의 꿈속에서는 쥐를 쫓는 불타는 욕망과 함께. - 파블로 네루다 <고양이의 꿈> 버스가 지리산 휴게소에서 십분간 쉴 때, 흘러간 뽕 짝 들으며 가판대 도색잡지나 뒤적이다가, 자판기 커피 뽑아 한모금 마.. 운문과 산문 2012.10.18
소동파<赤壁賦>의 적벽부 1 前 赤壁賦 壬戌之秋 七月旣望 蘇子與客 泛舟遊於赤壁之下. 淸風徐來 水波不興. 임술지추 칠월기망 소자여객 범주유어적벽지하. 청풍서래 수파불흥. 임술(壬戌) 가을 7월 기망(기望)에 소자(蘇子)가 손[客]과 배를 띄워 적벽(赤壁) 아래 노닐새, 맑은 바람은 천천히 불어 오고 물결은 일지.. 운문과 산문 2012.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