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과 칼럼 222

방민호 <그래도 시인은 살아 있다>

1. 표절과 문단 과거에 오랜 고립 생활 끝에 나 스스로 만들어낸 문장이 하나 있다. ‘사람은 스스로 자신을 소외시키지 않는 한 누구도 완전히 그 사람을 소외시킬 수 없다.’ 이 문장은 내 젊은 날의 뼈아픈 경험들이 용융(溶融)되어 있는, 내 삶의 좌우명 같은 말이다. 문학은 근원적으로 보면 그 사람 혼자 하는 것이건만 사람들은 늘 착각하곤 한다. 떼를 짓고 패를 불리면 그 안에 든 자기 힘이 저절로 강해진다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그런 것도 같다. 한국 문단의 지난 15년 세월은 패거리 문화가 지배하던 때다. 힘부림의 야만성이 그보다 더하기도 힘들었고, 그 힘의 위계서열 안에 들어가기를 간구해 마지않는 작가 군상의 비굴함, 그 자신이 볼 때 소외되고 있음이 분명한 사람을 향한 무례함이 인내의 한계..

평론과 칼럼 2015.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