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크리스마스 올해도 캐럴이 들리지 않는다.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한다. 그날이 다시 왔으니 놀아보자, 마셔보자, 흥청대는 것보다 경건하고 아름다웠던 성인의 삶을 반추하며 고요에 젖어드는 게 백 번 낫다. 함부로 “기쁘다, 구주 오셨네!” 할 일도 아니다. 서력기원의 주인공이 된 분의 삶이 너무.. 평론과 칼럼 2016.12.24
'촛불의 파도' 한 가운데, 우리는 살아있음을 느꼈다 촛불의 파도가 밀려온다. 출렁이는 빛 망울들을 숨죽이며 응시하다가 힘껏 초를 들며 함성을 지르곤 뒤돌아선다. 100만 개의 촛불이 광화문에서 시청까지 밀려 내려간다. 우리가 밝힌 빛이고 우리가 지른 함성이다. 우리가 터뜨린 분노고 우리가 피운 열망이다. 거짓말로 점철된 시절이다.. 평론과 칼럼 2016.11.14
지금은 민주공화국의 결정적 국면이다 정치 얘기는 웬만하면 하고 싶지 않지만, 지금은 내가 보기에 '결정적 국면'이기에 다른 얘기들은 할 여유가 별로 없다. 여기서 머뭇거리면 앞으로 남은 1년 반 동안 민주공화국의 시민들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군주'와 그의 부하들 때문에 전전긍긍할 것이다. 1. 변명으로 일관한 '.. 평론과 칼럼 2016.11.06
[김경집의 고장난 저울] 닭의 시대 2000년대 중반 때 얘기다. 웃기고 슬픈, 요즘 말로 ‘웃픈’ 이야기다. 집에서 컴퓨터가 고장 나거나 에러가 발생하면? 애프터서비스 기사 불러? No! 컴퓨터 들고 가까운 닭집에 가면 된다. 놀랍게도 치킨집 사장이 다 고쳐준다. 이게 뭐지? 2000년대 초중반 IT 거품이 걷혔다. IT 열풍이 있었다.. 평론과 칼럼 2016.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