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참과 굴욕이 증대하는 세계 현실에서 ‘연대’는 당연한 윤리적 요청이 되고 있다. 그런데 연대는 그렇게 당연하고 자명한 요청일까. 그리고 우리는 언제든 거기 응답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인간 사이의 연대를 증거하는 특별하고 감동적인 예들을 우리는 안다. 그 사례들은 타인의 고통과 비참, 굴욕을 자신의 것으로 느끼고 거기 손을 내미는 일이 전혀 예사롭지 않으며, 때로는 인간 본성의 한계를 거스르거나 넘어서는 숭고한 행위임을 보여준다. 물론 그렇게까지 거창하게 가지 않아도 될 테다. 작으나마 경제적인 도움이나 개인적 수고로움을 통해 연대의 마음을 표하고 실행하는 길도 있다. 공동체의 구조를 상호부조와 연대의 정신에 맞게 만들어가려는 다양한 시민적 참여의 행동도 생각할 수 있다. 어떤 경우라 하더라도, 거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