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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태양

스윙재즈의 창시자 장고 라인하르트는 손가락 두 개로 기타 코드를 눌렀다고 해 더 대단한 연주자도 있었는데 주먹손으로 태어나 과일 칼로 코드를 눌렀다는 그 뽕짝도 리듬앤블루스처럼 감상하는 나는 즐기고 싶은데로 눈길을 준다 당신 종종 의문에 찬 눈빛으로 쳐다본다 달빛을 너무 골똘히 올려다 보면 사시斜視가 될 수도 있다는데 리듬을 타야겠네 구름에 가려진 달 사이 언뜻언뜻 비치는 저 소리 밤하늘 유리창을 닦는, 20160920-20230828

채란 문학실 2023.08.28

저절로 태어나는 것은 이 우주에 없다

저절로 태어나는 것은 이 우주에 없다 ㅡ 아내에게 / 이승하 ​ ​ 또 머리카락들이 방바닥에 떨어져 있군 ​ 저절로 태어나는 것은 이 우주에 없지 살비듬 하나가 방바닥에 떨어져 먼지가 되기까지 새 살이 죽은 살을 밀어내는 짧지 않은 과정이 있었던 것 먼 조상의 유전적 정보까지 지녔을까 살비듬들 ​ 방을 닦는다 이 작은 살비듬이 우주의 일부라고 말할 수 있는가 강이 있어서 바다가 있듯이 부부는 둘이고 부부는 하나 한 사람이 죽을 때 한 사람이 지켜보리 ​ 하나의 별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다른 별 하나가 죽어 하늘 한쪽이 텅 비는 아픈 시간들의 무덤 만들기 그런 과정이 필요한 것이겠지 별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밤의 하늘이 깊다 ​ 하나 속에 전체 있고 전체 속에 하나 있다 내가 죽은 빈자리는 또 누군가 메우게 ..

내가 읽은 시 2023.08.25

허준

허준許俊 /백석 그 맑고 거륵한 눈물의 나라에서 온 사람이여 그 따사하고 살틀한 볕살의 나라에서 온 사람이여 눈물의 또 볕살의 나라에서 당신은 이 세상에 나들이를 온 것이다 쓸쓸한 나들이를 단기려 온 것이다 눈물의 또 볕살의 나라 사람이여 당신이 그 긴 허리를 굽히고 뒤짐을 지고 지치운 다리로 싸움과 흥정으로 왁자지껄하는 거리를 지날 때든가 추운 겨울밤 병들어 누운 가난한 동무의 머리맡에 앉어 말없이 무릎 우 어린 고양이의 등만 쓰다듬는 때든가 당신의 그 고요한 가슴 안에 온순한 눈가에 당신네 나라의 맑은 한울이 떠오를 것이고 당신의 그 푸른 이마에 삐여진 어깻죽지에 당신네 나라의 따사한 바람결이 스치고 갈 것이다 높은 산도 높은 꼭다기에 있는 듯한 아니면 깊은 물도 깊은 물바닥에 있는 듯한 당신네 나라..

내가 읽은 시 2023.08.12

오쇼의 장자 강의『관계로부터의 자유』

만일 어떤 이가 시장에서 낯선 사람의 발을 밟으면 공손하게 사과를 하고 설명을 덧붙인다 이곳이 너무 혼잡하군요 만일 형이 동생의 발을 밟으면 아무 말도 할 필요가 없다 가장 훌륭한 예의는 모든 형식으로부터 자유롭다 완전한 행위는 관계로부터 자유롭다 완전한 지혜는 계획함이 없다 완전한 사랑은 증명함이 없다 완전한 진실성은 보증함이 없다 -辯明 위대한 모든 것, 아름다운 모든 것, 진실하고 참된 모든 것은 언제나 자연발생적이다. 계획적으로 그것들을 할 수 없다. 계획을 짜는 순간, 그때 모든 것은 가짜가 된다. 그러나 인간은 언제나 그렇게 해왔다. 그대의 사랑, 진실성, 진리, 모든 것이 잘못이다. 그대가 그것을 의도적으로 행해 왔기 때문이다. 자연발생적으로 하면 안 된다고 배워 왔기 때문이다. 계산하고, ..

철학과 신화 2023.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