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규<조그만 사랑>외 7편 ▶마르로스코 作 '화이트 센터' 조그만 사랑노래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 운문과 산문 2013.01.05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몇 분간> 몇 분간 /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늪에 웅크린 소나무가 왕관을 떠받친다. 그러나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뿌리에 비한다면, 넓게 뻗은, 은밀히 기어가는, 죽지 않는, 혹은 반쯤 죽지 않는 뿌리 조직에 비한다면. 나 너 그녀 역시 가지를 뻗는다. 의지 바깥으로. 대도시 바깥으로. 우유 빛 .. 운문과 산문 2012.12.24
조오현<아득한 성자>外 7편 1 아득한 성자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나는 살아 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천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 하루살이 떼 2 오늘 .. 운문과 산문 2012.12.14
기형도<밤눈>外 밤눈 / 기형도 네 속을 열면 몇번이나 얼었다 녹으면서 바람이 불때마다 또다른 몸짓으로 자리를 바꾸던 은실들이 엉켜 울고있어 땅에는 얼음속에서 썩은 가지들이 실눈을 뜨고 엎드려 있었어 아무에게도 줄수없는 빛을 한점씩 하늘 낮게 박으면서 너는 무슨색깔로 또다른 사랑을 꿈꾸.. 운문과 산문 2012.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