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종기<별, 아직 끝나지 않은 기쁨> 내 삶에 한 조각 주석을 달며 맑은 날 밤에 고요히 앉아 등불을 밝히고 차를 달이면 온 세상은 죽은 듯 고요하고 이따금 멀리서 종소리 들려온다. 이와 같이 아름다운 정경 속에서 책을 펴들고 피로를 잊는다. 비바람이 길을 막으면 문을 닫고 방을 깨끗이 청소한다. 사람의 출입은.. 운문과 산문 2012.02.01
송경동<마음의 창살> 외 1 마음의 창살 잡범 징역 세 번 살며 배운 거라곤 내 밥그릇 두 개면 누구 하난 밥그릇이 없다는 것 내가 떡잠이면 누구 하난 새우잠이라는 것 낙하산 타고 들어온 놈 있어 세월 가도 왈왈이 되지 않는다는 것 싸우려면 끝까지 싸워야지 도중에 그만두면 영원히 찌그러진다는 것 2 .. 운문과 산문 2012.01.30
최승호<뭉게구름>외 4편 뭉게구름 나는 구름 숭배자는 아니다 내 가계엔 구름 숭배자가 없다 하지 만 할아버지가 구름을 이고 걷다가 돌아가셨고 할머니는 구름을 이고 걷다가 사라졌으며 어머니는 구름을 이고 걷는 동안 늙으셨 다 흰 머리칼과 들국화 위에 내리는 서리, 지난해보다 더 이마를 찌는 여.. 운문과 산문 2012.01.24
최승호<백만 년이 넘도록 맺힌 이슬>외 1편 백만 년이 넘도록 맺힌 이슬 이슬을 건너가는 여치 뒷다리에 이슬이 걸리더라 이슬을 건너가는 여치 뒷다리에 이슬이 걸리오 이슬을 건너가는 여치 뒷다리에 이슬이 걸리는군요 은하수를 건너가는 여치 뒷다리에 이슬이 걸립니다 이슬을 건너가는 여치 뒷다리에 이슬이 걸린다 .. 운문과 산문 2012.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