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꿈꾸는 보르헤스 꿈꾸는 보르헤스 그러니까 살아있다면 백 열 살이겠네요. 그 백 년 전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언제 그의 소설이나 강의록을 들춰보세요. 1899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나 영국인 할머니 밑에서 영어와 스페인어의 이중 모국어 교육을 받은 그는 ‘도서관의 작가’ 라는 별.. 채란 문학실 2009.08.02
[수필] 자잘하거나 혹은, 단순한 자잘하거나 혹은, 단순한 아이들이 쓰는 외계어로 아줌마를 '지름신' 이라고 한단다. 소리를 버럭 질러댄다는 뜻이 아니라 충동에 의해 물건을 마구 사 들이는 짓이란 뜻이다. 누나는 된장녀, 아빠는 꼼수대왕, 게다가 엄마에게 지름신까지 내리면 집안 풍비박산은 시간 문제라는 우스개.. 채란 문학실 2009.07.25
[시] S는 안개처럼 사라져도 S는 안개처럼 사라져도 / 오정자 쏟아지는 보랏빛 당신이란 기둥은 습속習俗의 단단함보다 몇 곱절 강합니다 쓰러지는 바람 유연한 프로그램에도 긴장하던 당신은 길들여지라 외치던 행인들 곁 비릿한 바닷길 길 아닌 길로 가셨나요 구애求愛 사라진 아침, 바다가 된 길로 걸어간 연인에.. 채란 문학실 2009.07.24
[수필] L 작가 이야기 L 작가 이야기 “나는 그 해 여름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할 때의 지난 여름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흘만 지나면 입추이고 하루 더 참으면 말복인데, 늘어진 개 혓바닥 모양 여름하늘이 시위를 벌입니다. 더 이상 숨도 쉬기 싫다는 듯이 하늘이 몹시 우울하군요. 지친 하늘에 반사된 대.. 채란 문학실 2009.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