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뻘 뻘 / 오정자 외 자로 시작해 외 자로 끝나는 기호를 보면 외로워 보여 말 걸고 싶어져 점 선 뻘 독립군 닮은 글자들이 머쓱해 보여 그러나 굴속 같은 진흙 바르고 추파를 던지던 여름 게맛을 알게 한 곳도 바로 거기였음을 난 알아 채란 문학실 2009.08.15
[수필] 꿈꾸는 보르헤스 꿈꾸는 보르헤스 그러니까 살아있다면 백 열 살이겠네요. 그 백 년 전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언제 그의 소설이나 강의록을 들춰보세요. 1899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나 영국인 할머니 밑에서 영어와 스페인어의 이중 모국어 교육을 받은 그는 ‘도서관의 작가’ 라는 별.. 채란 문학실 2009.08.02
[수필] 자잘하거나 혹은, 단순한 자잘하거나 혹은, 단순한 아이들이 쓰는 외계어로 아줌마를 '지름신' 이라고 한단다. 소리를 버럭 질러댄다는 뜻이 아니라 충동에 의해 물건을 마구 사 들이는 짓이란 뜻이다. 누나는 된장녀, 아빠는 꼼수대왕, 게다가 엄마에게 지름신까지 내리면 집안 풍비박산은 시간 문제라는 우스개.. 채란 문학실 2009.07.25
[시] S는 안개처럼 사라져도 S는 안개처럼 사라져도 / 오정자 쏟아지는 보랏빛 당신이란 기둥은 습속習俗의 단단함보다 몇 곱절 강합니다 쓰러지는 바람 유연한 프로그램에도 긴장하던 당신은 길들여지라 외치던 행인들 곁 비릿한 바닷길 길 아닌 길로 가셨나요 구애求愛 사라진 아침, 바다가 된 길로 걸어간 연인에.. 채란 문학실 2009.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