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숙<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외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김행숙 저녁이면 손을 모으는 일을 했다 어느 날은 손이 뜨거웠다 권총을 붙들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 것 같았다 총의 환상이 사라지자 총에 맞은 한 마리 검은 새처럼 손만 남았다 밤에 서 있는 오뚝이는 항상 무용하게 가슴에 손을 모으고 있었다 오뚝이는 .. 운문과 산문 2012.07.20
계용묵<구두> 구두 / 계용묵 구두 수선을 주었더니 뒤축에다가 어지간히는 큰 징을 한 개씩 박아 놓았다. 보기가 흉해서 빼어 버리라고 하였더니, 그런 징이라야 한동안 신게 되구, 무엇이 어쩌구 하여 수다를 피는 소리가 듣기 싫어 그대로 신기는 신었으나, 점잖지 못하게 저벅저벅 그 징이 땅바닥에 .. 운문과 산문 2012.07.18
세사르 바예호 <시간의 횡포>외 6편 1 시간의 횡포 안또니아 아줌마도 죽었다, 시골 마을에서 제일 싼 빵을 만들던, 늘 목이 쉬어 있던 여자. 산띠안노 신부도 죽었다. 우리 젊은이나 처녀들이 인사하는 것을 제일 좋아하시던. 인사할 때마다 한결같이 답을 해주시곤 하셨지: <호세, 안녕! 마리아도 안녕!> 그 금발머리 아.. 운문과 산문 2012.07.16
샤를 보를레르 '악의 꽃' 中에서 이방인 너는 누구를 가장 사랑하는가 말해보라, 수수께끼 같은 사람이여 너의 아버지인가, 아니면 형제 자매인가 나에게는 부모도 형제 자매도 없다 그러면 너의 친구인가 지금 너는 뜻조차 알 수 없는 낱말을 쓰고 있다 그렇다면 너의 조국인가 그것이 어느 위도에 자리 잡고 있는지도 .. 운문과 산문 2012.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