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호 <이 슬픈 밤의 월평> 1. 이 슬픈 날에도 글을 써야 할까. 지금 아이들이 배 안에 갇혀 있다. 숨을 쉴 수 있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숨이 막힌다. 슬픔이란 이런 것일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 오로지 알지 못할 초월과 기적을 바라고 싶은 밤. 새벽 세 시 삼십 분. 배 안은 지금 캄캄한 암흑이 된 지 서른 시간.. 평론과 칼럼 2014.05.25
이 나라는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 초췌한 얼굴이다. 눈에는 투명한 물방울이 아슬아슬 맺혀 있다. 가까스로 서 있는 유가족의 다리는 위태로워 보이나 손에는 호소문이 들려 있다. 섬세하게 떨리는 손이 조문객에 호소문을 내민다. 하고픈 말이 너무 많은 입은 차라리 마스크로 가렸다. 앙다문 입을 가린 흰 마스크가 흘러.. 평론과 칼럼 2014.05.08
손미나 <기억을 잊었던 기억> 이것이 정말 안전 불감증의 문제일까? 이것이 정말 구원파라는 특정 종교의 문제일까? 이것이 정말 정경유착이라는 잘못된 관행의 문제일까? 이것이 정말 학생들이 너무 말 잘 듣도록 만든 한국 교육의 문제일까? 이것이 정말 선장 한 명이 인간의 탈을 쓴 악마라고 한들 설명될 문제일까.. 평론과 칼럼 2014.05.04
지금은 야만의 시간을 직시할 때 세월호 앞에서는 모든 말길이 끊어진다. 묵묵히 그분들 곁에서 봉사하는 무명(無名)의 헌신만이 빛나거늘, 침묵이 예의다. 그럼에도 벌거벗은 대한민국, 이 야만의 시간을 직시하는 것도 살아남은 자의 피할 수 없는 책무. "다음 생에는 다른 나라에서 만나요." 안산분향소에 붙여진 추모.. 평론과 칼럼 2014.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