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현란하다 현란하다 젖빛 햇살 실비처럼 쏟아지던 산기슭에 칙칙한 돌 뿌리 여럿 불거져 있었어요. 황토 모래 뒤섞여 패인 고랑. 사위는 햇살 옆으로 냉이며 새순이 몰래 솟아나 풀무치 그림자를 밟고 있을 때 행여 내 몸에도 새순 돋을까 두근거렸습니다. 나 멀리 있는 당신이 그리워 당신 눈부신 .. 채란 문학실 2009.03.11
[수필] 접촉, 그 사이 접촉, 그 사이 창을 여는 일이 길을 발견하는 일이다. 머무는 같은 풍경들이 알록달록한 이야기들로 표정을 바꾸고 주황 파랑 황토 지붕들이 개성 강한 사람들처럼 다채롭다. 귀 기울이면 우연찮은 새소리가 들린다. 수맥의 숨소리도 들린다. 창을 여는 일이란 긴장과 설렘! 집들이 어느 .. 채란 문학실 2009.03.10
[시] 병아리 떼 병아리 떼 / 오정자 커튼을 활짝 걷고 창문을 엽니다 병아리들 떠드는 소리가 종종걸음으로 내 방에 뛰어듭니다 앞마당 한 구석에 봄이 한참 숨어 있었어요 옆집 담장 너머 목련 꽃 흐드러지게 피우던 목련나무 뿌리 겨우 내내 죽은 듯 침묵하고 있었거든요 정말로 뿌리가 죽었나 아니겠.. 채란 문학실 2009.03.05
[시] 달무리 혹은, 능동 달무리 혹은, 능동 / 오정자 소음의 규정으로 태어난 유정有情, 겹겹 실타래로 싼 형상, 능선에 수동 장미는 꽃이 아니다 사고의 틀에서 싹싹 비는 몽달귀신이랑 처녀 귀신같은 하늘 흐린 하늘에 달무리는 흉측이어라 제 이름을 부르며 패대기치는 꼴 모가지를 꺾는 너도 꽃이라 부르지만.. 채란 문학실 2009.02.10